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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내용은 갤러리 루프에서 열린 터키 현대미술 전에 초청받은 Isil Egrikavuk이 작성한 대본이다. 퍼포먼스에 등장하는 인물은 본인을 연기하지만, 인물 묘사 부분에서 보이는 설명은 Isil Egrikavuk이 허구로 설정한 것이다.

This is not A

(Panel Discussion) 

참석자

태윤: 작가, 한국인, 28세.  

최태윤은 한국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서울과 뉴욕에 거주하면서 국제적인 비엔날레와 전시에 참여해 오고 있다. 2007년 최태윤은 터키와 한국의 교류전시에 초대받았다. 이 전시가 양국간의 교류를 증진 지향하므로써 최태윤은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마지막 터키 군인에 관한 작품을 만들기로 하였다. 최태윤은 마르고 검은테 안경을 썼다. 하루에 대략 30개비의 담배를 피운다.  

Jyeong:  갤러리스트, 한국인, 32세 

미국에서 수학하였으면 현재 서울에서 일하고 있다. 김정연은 최태윤을 포함한 열한명의 작가들과 일하고 있으며 대부분 커팅 에지의 작품들이다. 현재 그녀는 비영리 공간인 대안공안 The Stream 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우 마르고 대부분 검은 색 옷을 입는다.  

Ji-Yeon: 큐레이터, 한국인 , 33세  

지연은 한국인 큐레이터이다. 한국 미술계에 10년이 넘도록 몸담아오고 있으며 현재는 독립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지연은 결혼해서 만성 천식을 앓고 있는 일곱 살짜리 딸이 하나 있다. 지연은 시 쓰는 것을 즐긴다.  
 
 
 
 

미술사학자 서박사: 나이를 알 수 없다. 필명을 가지고 영향력있는 서울의 한 매체에서 일하며 여러 개의 미술 잡지에 전시 리뷰를 써주기도 한다. 그의 최근 책 “간접적 경험”은 수많은 현대미술 컬렉터들을 위한 가이드가 되었다.  

Isil: 이쉴은 이스탄불에 사는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 작가중 한사람이죠. 오늘밤을 위한 작품으로 페널 디스커션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쉴은 28살이고 프로 축구선수입니다.

무대: 어느 실내 공간. 무대에는 테이블 하나와 의자 개가 놓여있다. 패널리스트들 가운데  최태윤, 지연, 서박사가 있다. 토론은 최태윤의 최근 전시 “This is not A”에 관한 것이며 카메라로 녹화된다. 사회는 정이 맡는다.  

Jyeong: 여러분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김정연이라고 합니다. 오늘밤 우리는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최태윤의 최근 전시 “This is not A” 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대부분 보신 걸로 생각합니다.  

또한 오늘 이야기를 나눌 손님으로 미술사학자이신 서박사님을 여기 모셨습니다. 여기는 현대미술 기획자이신 류지연씨입니다.  

자 그럼 먼저 최태윤씨에게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에 대하여 질문하면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태윤씨, 이번 프로젝트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Taeyoon: (기침을 몇 번 한 후). 네. 2007년 저는 이스탄불 전시에 초대받았습니다. 전시의 목적은 두 나라간의 문화교류를 증진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그 교류라는 것이 워낙 광범위한 개념이라.. 아시죠? 그래서 전 양국간의 역사 안에서 있었던 교류가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역사라는 것의 대부분이 전쟁, 승리와 상실 등으로 만들어져 있지요. 전 바로 터키의 한국전 참전에 관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료를 모아서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먼가 개인적인 것을 하고 싶었어요.   

자료수집을 하면서 한국전 참전을 했던 어떤 분이 생존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그러나 흥미로웠던 점은 참전 사실이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Jyeong: 그렇죠. 조금 더 그 이야기를 하셔도 됩니다. 태윤씨 작업의 근본적인 부분이니까요.

Taeyoon: 네. 이 참전 용사이신 분은 터키에서 가장 부자 중의 한 사람이 되었죠. 한국전에서  돌아와 TV 비즈니스를 시작하셔서 제작자로 천천히 터키 미디어에서 자리를 닦으셨어요. 그리고 1992년 터키 최초의 민영방송채널을 열었고, 지금은 터키에서 민영방송 채널을 네 개나 소유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분이 자기 채널에서는 절대 전쟁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는 다는 거였어요. 전쟁과 관련한 어떤 이야기나 이미지, 뉴스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죠. 이 분께서는 절대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세요. 그리고 자기 채널에 전쟁이미지가 보이는 것도 용납을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 분 채널에서는 어떤 전쟁 뉴스도 나오지 않아요. 저한테는 이게 정말 재밌으면서도 모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지막 참전 용사에 대한 작품을 만드는 대신 전쟁을 회피하는 미디어 사장을 인터뷰하고 비디오 설치 작업을 만들었습니다.  
 
 
 
 
 
 
 

Jyeong: 네, 그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참 재미있어요. 정말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죠.  
 

Isil: Cuuut!

Everyone looks at Isil. 

Isil: Let's try to read this part more naturally. Taeyoon can you look up more often towards the audience when you are reading? It doesn't look good from the camera.  

재원: 여러분 부분은 조금 자연스럽게 읽어야겠어요. 태윤씨 읽을 관람객들을 좀더 자주 쳐다봐 줄수 있겠어요? 카메라로 보니까 별로예요.  

Taeyoon: Ok but it is not that easy. 

Isil: Just try to look up more often. And you can be slower too, ok? Take your time. 

재원: 그냥 좀더 자주 바라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하실 있죠? 천천히 하세요.

Taeyoon: Ok. 

Isil: Ok, let's take from Jyeong again. The line starts with: I was very much interested in, Ok?

재원: 좋아요. 정연씨부터 다시 합시다. “그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참 재미있어요” 부터 시작해요 

Everyone nods. 

Isil: Action! 

Jyeong: (관람객들에게) 네, 저도 그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매우 흥미로왔어요. 정말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예요. 최태윤씨께서 그 작품을 설명해주실 때 제가 제일 처음 생각한 것은 “이 작품을 여기서 전시하면 어떨까?”였죠. 그래서 이스탄불에 있는 작가의 갤러리에 전화를 해서 여기서 전시가 가능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곳에서 전시를 하게 된 것이죠.   
 

Taeyoon: 네, 하지만 또 다른 것도 있어요. 우리는 그 분도 한국으로 초청하였습니다.  

Jyeong: 그 분의 반응은 어땠나요?  

Taeyoon: 처음에는 물론 매우 회의적이셨죠. 하지만 전 절대 전쟁이나 그분의 기억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그분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도 승낙을 하셨고 전시 오프닝에도 오셨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나오는 스크린을 보시고 매우 좋아하셨던 것 같습니다.  

Jyeong: 왜 전쟁에 대한 언급을 그렇게 조직적으로 피하는지 태윤씨에게 설명을 하셨나요?  

Taeyoon: 글쎄요. 전 그 분이 자기가 참전용사로 불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자기가 참전용사라고 소개하면 사람들이 불쌍하게 여기는데 바로 그게 싫데요. 그래서 전쟁에 대해서는 철저히 회피하시는 거죠.  

Jyeong: 하지만 그 분의 행동이 좀 모순적이지 않나요? 방금 태윤씨가 하신 말씀대로라면 그 분은 TV 에 절대 전쟁 이미지를 내보내지 않으시죠. 그렇다면 그것은 자신을 전쟁으로부터 봉쇄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이들도 막는 것입니다.  

Taeyoon: 네 맞아요. 하지만 그 분은 또한 전쟁 이미지들이 지속적으로 TV에 등장하면 결국 그 의미를 상실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전쟁 이미지들을 기피하는 것이죠.  

Jyeong: 이제 마이크를 이번 전시를 기획하신 지연씨께 넘기겠습니다. 이번 작품을 어떻게 보시나요?  

Ji-Yeon: 먼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전시에 참여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작품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최근 현대미술가들 사이에는 현존하는 사회 문제나 진행 중인 전쟁에 대한 작업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거의 무슨 유행처럼 보여요. 하지만 동시에 그 중 많은 작품이 전혀 야심차지 않은거 같아요.   

그런데 최태윤씨의 작품은 두 나라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전쟁에 대하여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대신 어떤 한 사람의 개인적인 역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고 많은 레이어를 지녔다고 봅니다.  

Dr. Seo: 저 괜찮다면 최태윤씨께 질문을 해도 될까요?  

Ji-Yeon: 물론이예요.  

Dr. Seo: 이번 작품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세요?

Taeyoon: 글쎄요.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의 속성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다큐멘터리 제작하는 사람들이랑 달리 전 제 주인공이 하는 이야기의 사실적 가치에는 관심이 없어요. 오히려 말하지 않는 어떤 것들에 관심이 있어요.  

Isil: Cut! Ok. Cut everyone!  

Taeyoon: What happened, did I say the wrong line?  

Isil: No, that was good. But I want you to read a bit louder. The opening has started, we have audience here and it is going to get louder. So can you please raise your voices? 

재원: 아뇨. 좋았어요. 하지만 조금 더 크게 읽어주셨으면 해요. 오프닝은 시작되었고 우리는 지금 여기 관람객들과 함께 있으니까 시끄러워 질거예요. 그런니까 목소리를 키워주세요.

Taeyoon: Ok. 

Isil: Let's take from Dr. Seo , and the line is:  Do you think of your piece as a documentary? 

재원: 서박사님부터 시작할게요. “이번 작품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세요?” 부터예요.  

Dr. Seo (태윤에게 한국어): 당신 작품이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해요?  

Dr. Seo suddenly then turns to Isil (in English): I actually have something else to say. 

Isil: Ok, what is it?  

(여기서 서박사는 영어로 이야기를 할 것이지만 잠시후에 멈추면서 바로 한국어로 할 것입니다.) 

Dr. Seo: I think instead of talking about whether it is a documentary or not…최태윤씨 비디오 속의 스토리에 대하여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전쟁에 대한 뉴스가 하나도 안 나온다면 무슨일이 벌어질까요? 없다면 해 봅시다 

재원: (이쉴에게 귓속말로 설명한다) 

Isil: Really? You'd rather discuss that instead of the script here?  

재원: 정말요? 그럼 대본대신 그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   

They all nod at Isil. 
 
 
 
 
 
 
 
 

Isil (to Seo): Ok, then why don't you start since you initiated this idea? Let's hear what you will say.  

재원: ok. 그럼 아이디어를 내셨으니 먼저 시작해보세요. 무슨 말씀을 하실지 들어보고 싶네요. 

Dr. Seo (in Korean): 전 지금 우리가 하는 토론보다 그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것 같네요. 방송 채널을 소유한 사람이 전쟁과 연관된 것은 전혀 안 보여주다니 상상할 수가 없네요. 

Ji- Yeon: 하지만 예술도 마찬가지예요. 어쩔 때는 대상을 언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 할 수 있죠.  

Dr. Seo: 어떻게요? 

Ji- Yeon: 왜냐하면 어떤 것에 관해서 직접적이기 보다 추상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Dr. Seo: 그렇다면 지금 태윤씨는 바로 자신이 지적하고자 하는 바로 그 부분을 무시한 채 메타포(은유) 만으로 즐기고 있나요? 모든 것은 기의가 없는 기표인 것이죠.  

Ji-Yeon: 하지만 그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죠. 이런 경우 관람객들을 위한 약간의 여지를 남겨놓을 수 있거든요.  

Jyeong: 그렇지만 기호가 어떻게 현실을 번역할 수 있나요? 

Ji-Yeon:  제 생각엔 누가 누구의 현실을 보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나랑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면 어떤 기호도 마찬가지죠. 기호들은 모두 비어버리죠.

Dr. Seo: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경험하지 않는 문제는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뜻인가요?  

Ji-Yeon: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기호란 주관적인 것이고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그 작품이 아니라, 작품이 보여지는 맥락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Isil: Cuuut, everyone, can you stop for a moment? I have no idea about what you're saying. Can we go back to the script? We were going to start with Jyeong. I completely lost where we are.  

재원: 컷. 여러분, 잠깐 여기서 쉴까요? 여러분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수가 없네요. 다시 대본으로 돌아갈까요? 정연씨 차례였어요. 도저히 어디까지 했는지 완전히 헷갈려요. 

Isil: Jyeong! I am reading your line. “I think we are about to reach to the end of our time. 

재원: 정연씨, 제가 정연씨 라인을 읽겠어요. “이제 거의 마칠 때가 된 것 같네요.” 

Dr. Seo: No it is my turn. 

Isil: Ok, you are right. Go ahead. War is something we don't want to live… 

재원: 좋아요, 서박사님이 맞아요. 자 계속 가겠습니다. 전쟁은 특별한 것이예요. 우리는 전쟁을 겪고 싶어하지… 

Dr. Seo (in Korean): 우리 모두 전쟁을 겪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건 다들 알아요. 그리고 아마 태윤씨가 맞을지도 몰라요. 계속 TV에서 전쟁을 본다면 결국 우리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전시 공간은 TV와 달라요. 그렇다면 작가가 전시라는 컨텍스트 안에서 특정 이슈를 보여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나요? 이것이 바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여기 데리고 와 옛날 그 사람이 싸웠던 곳에 데리고 갔을 때 태윤씨는 그 사람의 비극적인 기억을 되살리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요? 어쩜 그 사람은 그 비극을 다시 겪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Taeyoon:  (Looks at Isil) I actually have something to say here. 
 
 
 
 
 

Isil: Cut!  What happened? 

Taeyoon: I think there is an obsession or curiosity about people who have lived through trauma. But what is equally important is how to present that. The artist has a huge responsibility here;  that is how to present other people's trauma without victimizing them. 

Jyeong: Actually Susan Sontag wrote about it in her book. It is called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Isil: You know I was really thinking about that book too. 

But, ok. Can we go on from now on? Let's try to focus and take it from here, ok? And let's be serious.  

Everyone moves from their chairs a bit. They take their position. 

Isil: Ok. We are starting with Jyeong. Your line is: I think we are about to reach to the end of our time . 

Ok. Ready? Action. 

Jyeong: 이제 거의 마칠 때가 된 것 같으니 태윤씨에게 마이크를 넘기겠습니다.

Taeyoon: 한 가지 하고 싶은 이야기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제 할아버지가 전쟁에 참전하셨었거든요. 다행이 전쟁에서 살아나셨지만 많은 친구들을 잃으셨답니다.  저는 할아버지의 당시의 전쟁 이야기들을 들으며 컸답니다. …

(최태윤은 아주 천천히 읽을 것이고 갑자기 중지한다.

태윤은 이쉴에게 퍼폰먼스를 계속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태윤과 이쉴은 말다툼을 하고 태윤은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전시장 불을 끈다. 이쉴은 태윤 대신 재원을 자리에 앉힌다.) 
 
 
 
 
 
 
 

Isil(재원에게): Ok. Now let's continue with you.

Ready 1. 2. 3. Action 

(재원은 그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한다. 울기 시작한다.) 

Isil: No no no no This is too dramatic.

Why don't we pass that part and finish with your final.  

Jaewon: That was my final. 

Isil: Well then Jyeong. Can you wrap it up? 

Jyeong: Oh, Ok. 

Isil: Ok. Ready? 1-2-3. Action. 

Jyeong: 오늘 여기 참석하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최태윤씨, 류지연씨, 그리고 서박사님께도 감사드려요.  작품 감상 하시고 좋은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가세요.